오마르 마틴과 브록 터너는 결국 같다: 서른여섯 시간, 폭력을 저지른 네 남자, 그리고 하나의 미국적 이데올로기

(원제:36 Hours, Four Violent Men, and One American Ideology by Lisa Wade PhD. @ The Society Pages)

 

 

우리는 지난 6월 12일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미국 역사상 최악의 민간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한동안 슬픔에 잠길 것이며, 무력감에 빠져 삶을 한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슬픔에 겨워 이를 갈아야 한다.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이 우리에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펄스 사건 때문에 우리 중 상당수는 브록 터너의 범죄와 그에게 내려진 ‘여름방학’ 수준의 징역형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될 지도 모른다. 의식을 잃은 여성에게 비열한 성폭행을 저질렀지만 고작 3개월[1]의 구치소 복역에 그치게 된 그 사건 말이다. 마치 이런 모양새다. 하나의 새로운 폭력 행위가 이전의 폭력을 대체하여 일어난다. 그러면 우리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새 사건 쪽으로 넘어간다. 마치 이 두 범죄는 서로 상관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분명히 연관되어 있다.

 

브록 터너는 인종과 나이 등 신상으로 보나, 그의 국적으로 보나, 또 그의 운동선수라는 타이틀로 보나, 매우 전형적인 미국의 남성 청년(all-American boy)이다. 그리고 그가 저지른 범행 역시 매우 미국적인 일이다. 이러한 (성)폭력이 남성의 우월의식, 특권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수십 년 간의 연구(1, 2, 3)를 통해 이미 확인된 부분이다. 필자도 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성관계 및 성폭력이 주로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위가 높은 남성(운동선수나 남학생 사교 클럽 멤버)’에 의해 발생하는 현황에 대해 연구해왔다.

 

필자가 보기엔 오마르 마틴의 범행 역시 이러한 종류의 (미국적) 남성성과 연관되어 있다. 마틴의 부친은 오마르가 얼마 전에 남성끼리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화를 냈다는 사실을 미디어에 밝힌 바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마찬가지로, 게이에 대한 혐오범죄는 남성성에 대한 경직되고 위계적인 사고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보도에 따르면 마틴은 그의 전부인도 폭행했으며오마르 자신이 펄스 클럽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대량 살상은 어느덧 남성들이 자신의 서열을 지키기 위해 선택하는 뚜렷한 미국식 방법이 되었다. 사회학자인 트리스탄 브리지스와 타라 리 토버는 이에 대해 웹사이트 페미니스트적 성찰(Feminist Reflctions)에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이런 유형의 흉폭한 범죄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미국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총기를 규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총기 규제로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총기 난사 범죄의 성격 중 오직 일부만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총기 난사는 전세계적으로도 대부분 남자에 의해서 행해진다. 따라서 이것은 단지 미국적 문제라기보다는, 미국의 남성성 및 미국 남성이 총을 사용하는 방식에 연관된 문제로 봐야 한다.

 

어떤 매체들은 물론 마틴의 부모가 아프간 출신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러나 마틴은 브록 터너와 마찬가지로, 바로 여기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남자’가 되었다. 초기 보도에서는 그가 ISIS와 (아마 동경의 차원에서) 연관되어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그의 ‘미국다움’이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 사건은 테러이지만, 이는 미국인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테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우리 모두가 터너에 대한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물론 터너와 터너의 부친은 파렴치하게도 지금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테지만). 늘 현상들에서 패턴을 찾는 사회학자로서, 나는 각각의 사건을 개별적으로 애도하면서도 그것들이 가진 보편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이것은 브록 터너와 오마르 마틴에서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또, 이 문제는 불과 48시간 전에 가수인 크리스티나 그리미를 찾아가 죽인 케빈 제임스 로이블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것은 오늘 아침 총기류를 소지하고 LA 프라이드 퍼레이드로 향하다 붙잡힌 제임스 웨슬리 하웰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지난 여름에 만들었던 ‘자신의 우월감을 지키기 위해 총을 선택한 남자들’의 그로테스크한 목록(https://thesocietypages.org/socimages/2015/07/30/white-american-male-with-a-weapon/)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함께 애도하고 함께 슬픔을 나누자. 그러면서도 힘을 모아 이 비극들을 하나로 잇는 연결고리를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내세우자. 그래야 우리가 무력감을 조금은 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형언할 수 없이 어려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어이 없이 쉬운 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거대한 세력의 협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이 해로운 이데올로기로부터 믿음을 거두어들이기로 결심한다면, 그것은 결국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간단히 말이다. 그러니 함께 울자. 함께 이를 갈자. 그리고 함께 싸우자.

 

리사 웨이드(Lisa Wade) 박사는 옥시덴탈 컬리지(Occidental College)의 교수이다. 그녀는 대학의 성문화를 분석한 미국의 섹스(American Hookup)와 교재 젠더(Gender)의 저자이다. 트위터(@lisawade),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lisawadephd), 인스타그램(@lisawadephd)에서 만날 수 있다.

 

[1] 번역자 주: 애런 퍼스키 판사는 브록 터너에게 6개월의 구치소 복역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했지만, 실제로는 3개월 복역 후 가석방으로 풀려나게 될 것이라고 한다(링크 참조). 그리하여 필자는 실질적 복역기간은 ‘3개월’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https://mic.com/articles/145796/brock-turner-will-only-serve-3-months-of-his-6-month-sentence-for-sexual-assault#.D0efJ74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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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게재일: 2016년 6월 12일
최종 수정일: 2016년 6월 15일
출처: thesocietypages.org (https://thesocietypages.org/socimages/2016/06/12/36-hours-four-violent-men-and-one-american-ideology/)
원저자: Lisa Wade
번역: 단감
편집: Mike

 

  • 원문 및 본 번역글은 저자의 허가를 얻어 게재하였으며 일부 편집 및 요약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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