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임신 중절 수술에 대한 제한은 여성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이와 관련하여 개발도상국 법안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고찰해야 한다.

보츠와나에서 의사로서 의료 행위 허가를 받기 위한 인터뷰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엄중한 경고문을 보고 놀랐다.

“환자가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다음의 세 가지에 한하며, 16주 전에만 시행한다.  첫째 강간 혹은 근친상간의 경우, 둘째 산모의 생명이 위협받는 경우, 셋째 태아가 기형인 경우.”

(역자 주: 한국도 현재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나는 이 경고문이 현재 보츠나와의 모든 의료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과, 이 문제는 눈에띄는 문제 중 하나일 뿐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보츠와나는 임신 중절 수술이 법적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낙태 및 임신중지를 매우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허용하고 있다. 만약 실현 가능한 경우라 하더라도, 여성들은 절실한 공감과 현실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시점에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과 마주한다. 예를 들면, 강간으로 인한 임신 중절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그 증거로 두 명의 경찰 조서가 요구된다.

개발 도상국의 경우, 산모 사망률은 10만 명 당, 239명으로 충격적인 수준이다. 2015년 한 해 동안 30만3천 명의 여성들이 죽음에 이르렀다. 10명 중 한 명 꼴로 안전하지 않은 임신 중절 수술로 인해 사망했고, 매해 약 2천만 번의 위험천만한 임신 중절 수술이 행해지고 있다.

모두가 임신 중단의 합법화를 통해 여성들의 죽음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이 주제는 여전히 엄청난 논란의 여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합법적으로 임신 중절 수술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여성일지라도 여전히 임신 중절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이 때 이들은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물론 때때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불법 임신 중절 수술은 대체로 비위생적이며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 임신 중절 수술을 시행하고, 여성이 목숨을 부지한 경우라도, 여성들은 합병증, 불임 등 불법 임신 중절 수술로 인한 부작용으로인해 어마어마한 의료 비용을 들이며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미국은 여성의 임신 중지에 드는 어떤 형태의 기금지원도 금지한다.”

아프리카의 부인학과 병동을 돌아보면 이런 위험한 불법 임신 중절 수술로 인해 끔찍한 병을 얻은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합병증은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취했으나 약의 용량을 잘못 처방한 경우,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자궁에 독성물질이나 외부 조직이 침입하여 임신에 지장을 주는 경우 발생한다.

도대체 무엇이 여성들로 하여금 안전한 임신 중지를 할 수 없게끔 만들까? 첫째로, 각 나라의 (임신 중절 수술에 대한)제한적인, 때로는 금지에 이르는 법률 때문이다.  영국이 여기서 가져야할 중요한 입장은 이런 나라들이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들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이없게도, 이런 식으로 임신 중절 수술에 가장 제한적입 입장을 가진 국가는, 종종 가장 형편없는 수준의 가족 정책을 가진 나라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진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장벽은 기부 지원을 통제하는 엄격한 규정 때문이다. 미국은 임신 중절 수술에 쓰이는 어떠한 형태의 기금 지원도 금지하고 있다. 제정된지 43년이 된 이 헬름스 조항(The Helms Amendment)는 가족 정책의 일부로 임신 중절과 관련된 기금을 마련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외 원조를 임신 중절 수술에 지원할 수 없음은 물론, 여성들을 위한 임신 중절 수술을 홍보하거나 권고할 수도 없도록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의 화두는 미국이 IS 전사들에게 강간당한 여성들을 위한 임신 중지 기금 마련마저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가족 정책에 엄청난 예산을 쏟고 있으며, 이는 적절한 조치이다. 그러나, 가족 정책과 안전한 임신 중절 수술에 대한 조항은 함께 발맞춰 이뤄져야 한다. 가족 정책과 안전한 임신 중절 수술은 여성의 재생산권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의 이러한 가족 정책은 대단히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미국은 모든 단체로 하여금 낙태 수술을 권유하고 제공하는 등의 기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곧 다른 나라에서 운영되는, 위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기부자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기부 자체를 제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특정 용도로 기금을 나누되 별로 현실성 없이 운영하는 단체들 뿐이다.

“이는 자산이나 기금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여성들이 그들의 삶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가치 판단의 문제이다.”

임신 중절 수술이 합법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질 경우, 이 수술은 저렴할 뿐 아니라 안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암울한데, 개발 도상국에서는 위험한 임신 중절 수술을 하도록 방관함으로써 매년 수많은 여성들이 목숨을 잃고 있고, 이렇게 된 이유는 정책입안자들이 그들의 목숨을 구할 가치가 없다고 단정지어 왔기 때문이다.

이 정책을 바꾸게 되면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산모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의료 기술은 마련되어 있고 언제든 수술 받을 수 있다. 한 알의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 알약은 임신 초반의 낙태를 유도하며, 1달러 미만의 비용으로도 가능하다. 이는 자산이나 기금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여성들이 그들의 삶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가 하는 가치 판단의 문제이다.

여성들의 선택권을 확실히 인정하기 전까지 이런 끔찍한 수준의 산모 사망률을 줄일 방법은 없다. 영국은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이런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자선기금이 역효과를 낳는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해야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에 있어서 산모 사망률을 낮추는 목표 역시 포함되어야 한다.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은 그들의 입법과정과 관습을 되짚어 보고, 임신 중절을 제한하는 법안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취약한 계층의 여성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 편집자 주: ‘abortion’, 흔히 ‘낙태’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보건복지부 의료법 개정 입법예고안 철회! 형법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공동성명’에서 발표한 용어 설명에 따라 다음과 같은 의미로 번역되었음을 밝힙니다.

‘낙태’는 ‘태아를 떨어뜨려 죽인다’는 의미를 지닌 용어로, 이미 그 자체로 임신중지에 대한 낙인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에 이 성명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당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를 지칭하는 경우 ‘낙태죄’ 사용국가 또는 타의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 ‘낙태’ 사용
-임신중지에 대한 의료적 개입, 시술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 ‘인공임신중절’ 또는 ‘임신중절’ 사용
-여성 당사자의 자기 의사가 포함된 의미의 경우 ‘임신중지’ 사용

원제: Illegal abortions are killing women and aid restrictions are just making it worse @The Guardian
원문 게재일: 2016 6 17
원저자: Hannah Mitchell
번역:  지연
편집: M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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