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어레이디킨슨대학(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의 퍼블릭마인드(PublicMind)라는 여론조사기관에서 수행한 흥미로운 설문조사결과가 있어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실린 ‘심지어 아내보다 적게 벌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남자들은 다르게 행동한다’에 인용되었습니다.

설문은 기본적으로 대선여론조사의 형식을 빌렸습니다. 이 설문조사가 흥미로운 이유는 서두 혹은 말미에 위치한 ‘특별한 질문’ 때문입니다. 그 ‘특별한 질문’은 기혼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수입이 배우자와 비교해 많은지, 적은지, 혹은 거의 비슷한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응답자의 절반은 ‘특별한 질문’이 앞부분에 위치한 설문지를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뒷부분에 위치한 설문지를 받았습니다.

 

‘혹시 배우자가 당신보다 많이 버나요?’

 

배우자의 소득수준을 자신과 비교하게 하는 이 ‘특별한 질문’은 남성 응답자들이 자신의 남성적 정체성(Masculine identity)에 잠재적인 위협을 느끼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수십 년간 가장, 즉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미국 남성들에게 남성적 정체성의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성들은 실제 소득수준이 배우자보다 많거나 적음에 관계없이, 자신의 소득이 배우자의 소득과 비교 될 수 있음을 상기한 것만으로 놀라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배우자의 소득에 관한 질문 하나가 여론조사의 결과를 뒤바꾸다.

 

‘특별한 질문’이 앞쪽에 위치한 설문지를 받은 남성그룹은 그렇지 않은 남성그룹에 비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지지한다고 말한 응답자의 비율이 24%p나 높았습니다. 남성적 정체성에 위협을 느낀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대선후보의 ‘성’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뒤바꾸는 규모였습니다. 남성들의 표만 고려했을 때, ‘특별한 질문’이 뒤에 위치했을 경우에는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 도널드 트럼프를 16%p 앞지른 것에 반해 ‘특별한 질문’이 앞에 위치했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8%p 앞질렀습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두 그룹간에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와 도널드 트럼프 사이의 선호이동은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위의 결과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성별에 기인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를 담당한 댄 카치노(Dan Cassino)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전통적인 성역할 또는 남성적 정체적에 대한 위협에 대해 같은 남성을 지지함으로써 대응한 것’이라고 이 설문 결과를 풀이했습니다. 또한 기사를 ‘Masculinity is a fragile thing(남성성은 나약한 것이다.)’라고 시작하며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작은 위협에도 민감하게 대응하는 남성들의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References

Dan Cassino, 2016, THOUGHT OF A WOMAN PRESIDENT RATTLES MALE VOTERS IN NEW JERSEY, PublicMind.

Dan Cassino, 2016, Even the Thought of Earning Less than Their Wives Changes How Men Behave, Harvard Business Review.

글쓴이: 윤선미

편집: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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